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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8 이 한몸 바쳐 직원 기살리리∼

: 채현주 본지 객원기자 (katy97@joins.com)

일부 대기업과 벤처 CEO들을 중심으로 ‘직원 기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직원 복지나 개개인의 대소사를 CEO가 직접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의 소유지분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당근형’, 직원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같이 하며 가까워지려는 ‘스킨십형’, 사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개그맨 뺨치는 동작을 연출하는 ‘망가지기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당근형’의 대표적 인물이 데이콤 사이버패스 류창완 사장이다. 류 사장은 최근 자신이 소유한 회사 지분 10%(10만주)를 액면가 5백원에 직원들에게 배분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성취의욕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실행에 옮겼다”는 게 류 사장의 설명이다.

온라인 중등교육 전문 사이트인 메가스터디 엡베스트의 김성오 사장도 이색적인 방법으로 ‘직원 기살리기’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이 선택한 방법은 미혼 직원들을 위한 ‘싱글탈출 프로젝트’. 김 사장은 현재 직원들의 데이트 비용까지 대주며 적극적인 ‘짝짓기’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일단 첫 만남에 드는 비용은 회사에서 전액 부담한다. 두번째 만남부터는 영수증 처리를 하면 데이트에 들어간 비용을 받을 수 있다. 한 번 만나서 상대를 제대로 알 수 있겠느냐는 김 사장의 생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웃지 못할 촌극도 여러 번 연출됐다. 김 사장은 “약혼자가 엄연히 있는 예비 신랑신부에서부터 심지어 기혼자들까지도 데이트 비용을 달라고 손을 벌린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컨택센터 솔루션 및 아웃소싱 업체인 엠피씨 조영광 사장은 사내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엠피씨에서는 현재 댄스, 축구, 산악, 인라인 등 레저스포츠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 장려를 위해 틈나는 대로 현장을 찾는다. 아울러 동종업계 동호회와의 친선경기도 직접 주선하고 있다.

조 사장은 “동호회 활동 지원으로 사내 분위기 상승은 물론, 동종업계 정보를 얻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동호회 예찬론을 펼쳤다.

LG애드 이인호 부회장은 직원들의 대소사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업계에서 정평이 나있다. 가족사랑과 직원사랑을 강조해 ‘신 팔불출’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부회장은 요즘 직원들의 생일상을 차려주느라 정신이 없다. 직원들의 대소사를 챙기는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당근형, 망가지기형 등 천차만별

직원 기살리기를 위한 이 부회장의 활동은 더 있다. 이 부회장은 틈나는 대로 출근길 직원들에게 화분이나 딸기 등을 나눠준다. 60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독수리 타법으로 보낸 그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직원들이 감동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KT 이용경 사장도 소탈한 방식으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힘을 쏟고 있다. 젊은 직원들과 직접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이 게임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새롭게 뛰어든 게임사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게임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알아야 한다”며 “젊은이의 문화도 이해하고 직원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최근 팀장급 직원 7명과 국산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인 ‘크로노스’ 대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는 직원들의 사기를 살려주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이벤트를 실시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게임업계 부동의 1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2003 직원 송년회’를 위해 롯데월드를 통째로 빌렸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이 같은 이벤트 외에도 자신이 직접 나서 엽기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는 최근 사내 게임대회 포스터에 빨간 헬멧과 타이즈 차림으로 등장해 직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사내에 걸린 포스터를 보고 직원들은 킥킥대며 즐거워한다. 얼마전에는 엽기딸녀의 캐릭터에 자신의 몸을 합성한 ‘TJ딸녀’를 만들어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이원술 손노리 사장도 괴짜행동으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회사 홈페이지에 뱃살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또 검은 장갑을 끼고 똥침을 놓는 모습도 공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렇듯 ‘직원 기살리기’를 위해 CEO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CEO가 직접 나섬으로써 사내 분위기는 물론 회사 홍보효과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한편 경영연구 전문가들은 이 같은 CEO들의 ‘직원 기살리기’가 이른바 ‘감성경영’ 트렌드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감성경영이란 내부의사소통을 활성화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영이론.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효과가 높다. 특히 경제가 어려울수록 감성경영의 효과는 배가된다. CEO들이 감성으로 직원이나 고객에게 가깝게 다가가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CEO들이 과거처럼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쳐서는 기업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감성문화가 기업문화도 바꾸게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인터뷰/ 박성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기 살면 책임감과 생산성도 살아난다”

CEO들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기를 살려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박성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전남대 교수)은 “직원들의 기가 살아야 기업이 산다”고 주장하는 ‘기살리기’ 전문가다.

박 원장은 “기야말로 직장생활의 활력소이자 원동력”이라면서 “CEO는 항상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수성이 풍부해야 직원들이 어디가 아프고 가려운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필수 요소는 직원에 대한 신뢰다. 일단 맡긴 일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믿고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은 상사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며 “맡긴 일에 대해 중간에 간섭하거나 재량권을 뺏는 일은 절대 금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원장은 직무충실화 기법을 예로 든다. 그에 따르면 직무수행 과정에서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게 되면 원기가 왕성해지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돼 있다. 청소부에게 청소도구를 구매하는 의사결정권을 주면 청소에 대해 책임감과 애착을 갖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박 원장은 “직원들의 기가 죽은 회사는 임종을 앞둔 중환자와 다를 바 없다”며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기살리기는 삶의 기본 공동체인 가정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Posted by 멋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