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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30 아내의 외출, 5개월된 아기 7시간 봐 보니. (2)


마눌님이 장시간 외출을 했습니다. 마눌님의 친구가 다음달에 결혼을 한다고 친구들에게 쏜답니다. 그래서 수원에서 인천까지 2시간이나 걸리는 그 길을 무릅쓰고 친구들 모임에 갔습니다. 5개월 된 준희는 제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마눌님도 5개월만에 외출이라 가지 말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약간의 걱정도 되긴 했지만, 얼마전 SBS TV에서 산후 우울증으로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오늘만큼은 마눌님 뜻대로 해 주리라 다짐했습니다. 마눌님도 저만 혼자두고 외출을 하는게 미안했는지, 이유식이며 분유도 다 맞춰놓고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되도록 해 놓았습니다. 다행히 준희도 엄마를 그렇게 찾거나 낯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마눌님이랑 함께 있을때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제가 준희를 보는데, 혼자서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남편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한두시간 아기랑 놀아주는 것은 잘 할수 있는데, 그 이상 아기를 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인내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저도 두시간만 지나면 마눌님에게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준희가 곧 6개월이 되는데, 잠시라도 누워서 가만있지 않습니다. 몸을 이리 저리 굴리며 뒤집기를 수시로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누워있기 싫다고 울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저는 어김없이 준희를 안고 타이르는데, 마눌님은 울게 내 버려둡니다. 아기가 울때마다 안아 주면, 집안일을 하나도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전 안아줍니다.

마눌님이 외출한 뒤 2시간이 지나 이유식을 먹였습니다. 커피스푼으로 이유식을 떠 먹였는데, 잘 받아먹습니다. 그런데 조금 먹다가 몸을 이리저리 비틉니다. 먹기 싫다는 것이죠. 그래도 꿋꿋하게 먹였습니다만 다 먹이지 못했습니다. 잠시 안아서 재우다가 30분도 안되서 깨고, 다시 우유를 타서 먹이고 조금 놀아주다 또 재우고, 귀저기 갈아주고, 놀아주고, 재우고...

이러다 보니 어느새 7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 마눌님이 없어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아기 안고 있느라 팔이 너무 아팠습니다. 마눌님은 제가 회사 나가있는동안 매일매일 이런 일을 반복하는데도 잘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또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요새 마눌님이 혼자서 아이를 보느라 심심하다고 자주 그럽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와서 친구도 없고, 하루종일 아기만 봐야 되니 그럴만도 합니다. 7시간동안 좀 힘들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아기를 잘 봤으니, 마눌님에게 자주 시간을 줘야 겠습니다. 직딩인 제가 돈버는 기계가 아니듯이, 마눌님도 아기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좀 더 놀다오라고 문자를 날렸는데, 준희가 보고 싶다며 약속 시간대로 들어와준 마눌님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Posted by 멋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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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구룸 2010.06.14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짝짝짝!!!!! 정말 잘하셨어요! 마눌님께 잘 해주셔용~ ^^
    준희도 순한가 보네용~ ^^

  2. 소민맘 2011.08.24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시간이 정말 좋은시간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