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
준희가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뒤집기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뒤집었다가 다시 똑바로 눕는 쑈까지 보여줍니다. 가끔씩 엉덩이를 들면서 기려고 하는데, 쉽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낑낑대다가, 힘에 부치는지 그냥 막 울어버립니다. 주변에서는 6개월이면 혼자서 앉기도 하고, 빠르면 길수도 있다고 하는데. 준희는 뒤집기만 잘 합니다. 가끔씩 누군가는 6개월 때 뭐 했다, 뭐 했다 이런 소릴 들으면 왜 우리 준희는 못할까 아쉬운 마음에 조급해 지지만은... 어차피 한두달 차이인데 조금 느리면 뭐 어떻습니까. 나중되면 다 똑같을 테지요..



점퍼루
준희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사 주었습니다. 점퍼루라고, 말 그대로 혼자서 점핑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집에 보행기가 있긴 한데, 왔다갔다 하다가 사고도 많이 난다고 해서 점퍼루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돌때까지 밖에 사용하지 못할 것 같긴 한데... 준희가 점프를 너무 잘 합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요새는 희한하고 특이한 것들이 많습니다. 점퍼루도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네요..

Posted by 멋나미





우리집에는 3년된 푸들강아지가 있습니다. 남들은 혼수로 뱃속에 아이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혼수로 마눌님 집에서 키우는 3개월 된 푸들 강아지를 데리고 왔었습니다. 푸들은 털이 안빠지고, 영리해서 아이를 낳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준희를 낳기 전까지는 다운이(푸들)는 온갖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잘 자랐죠. 그런데 준희가 태어나고서부터는 안방에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철창으로 안방을 못들어오게 막아 놓았더니, 이제는 들어오면 안되는 곳인 줄 알고 철창을 치워놓고 문을 열어 놓아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응가나 오줌도 꼭 화장실에서 싸고, 절대로 다른 곳에는 싸지도 않습니다.

준희가 우리 식구라는 것을 아는지, 다운이는 준희를 향해 짖거나 으르렁 거리지 않습니다. 가끔씩 집에 놀러오는 아기들이 있는데, 걔네들한테는 다운이가 으르렁 거리기도 하는데말이죠.. 준희도 다운이가 신기한지, '다운이'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보거나, 앉고서 다운이 어딨어? 하면 다운이쪽을 쳐다 봅니다.



훈련된 강아지들은 손을 잘 내입니다. 준희를 안고 제 손으로 '손'달라고 하면 잘 주는데, 준희 손으로 '손'달라고 하면 고개를 휙~ 돌려버립니다. 아직까지는 준희가 자기보다 서열이 밑이라는 것이죠. 그렇지만 준희가 손으로 다운이를 쓰다듬으면 가만히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준희의 발도 막 빨아줍니다.

서열은 낮지만, 우리 가족이라는 것을 이제 다운이도 아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아기와 강아지를 함께 키운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운이가 처음 키워보는 강아지이고, 마눌님은 어릴적부터 강아지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강아지가 없으면 허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신하고 나서 마눌님이 아기를 낳고도 다운이를 꼭 키우겠다고 저한테 몇번이고 다짐을 받아내기도 했었죠. 저는 가끔씩 다운이를 1년 동안만이라도 보내자고 했는데, 목욕시키는 것이며 미용이며, 자기가 다 하겠다며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해 놓은 말도 있고 해서 준희랑 다운이랑 함께 키우고 있는데 나쁜점은 그닥 없습니다. 푸들이라 털도 안빠지고.. 만약 털이 빠지는 다른 강아지였다면 상황은 바뀌었을테지만요.  준희가 커갈때 다운이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멋나미


마눌님이 장시간 외출을 했습니다. 마눌님의 친구가 다음달에 결혼을 한다고 친구들에게 쏜답니다. 그래서 수원에서 인천까지 2시간이나 걸리는 그 길을 무릅쓰고 친구들 모임에 갔습니다. 5개월 된 준희는 제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마눌님도 5개월만에 외출이라 가지 말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약간의 걱정도 되긴 했지만, 얼마전 SBS TV에서 산후 우울증으로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오늘만큼은 마눌님 뜻대로 해 주리라 다짐했습니다. 마눌님도 저만 혼자두고 외출을 하는게 미안했는지, 이유식이며 분유도 다 맞춰놓고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되도록 해 놓았습니다. 다행히 준희도 엄마를 그렇게 찾거나 낯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마눌님이랑 함께 있을때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제가 준희를 보는데, 혼자서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남편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한두시간 아기랑 놀아주는 것은 잘 할수 있는데, 그 이상 아기를 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인내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저도 두시간만 지나면 마눌님에게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준희가 곧 6개월이 되는데, 잠시라도 누워서 가만있지 않습니다. 몸을 이리 저리 굴리며 뒤집기를 수시로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누워있기 싫다고 울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저는 어김없이 준희를 안고 타이르는데, 마눌님은 울게 내 버려둡니다. 아기가 울때마다 안아 주면, 집안일을 하나도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전 안아줍니다.

마눌님이 외출한 뒤 2시간이 지나 이유식을 먹였습니다. 커피스푼으로 이유식을 떠 먹였는데, 잘 받아먹습니다. 그런데 조금 먹다가 몸을 이리저리 비틉니다. 먹기 싫다는 것이죠. 그래도 꿋꿋하게 먹였습니다만 다 먹이지 못했습니다. 잠시 안아서 재우다가 30분도 안되서 깨고, 다시 우유를 타서 먹이고 조금 놀아주다 또 재우고, 귀저기 갈아주고, 놀아주고, 재우고...

이러다 보니 어느새 7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 마눌님이 없어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아기 안고 있느라 팔이 너무 아팠습니다. 마눌님은 제가 회사 나가있는동안 매일매일 이런 일을 반복하는데도 잘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또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요새 마눌님이 혼자서 아이를 보느라 심심하다고 자주 그럽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와서 친구도 없고, 하루종일 아기만 봐야 되니 그럴만도 합니다. 7시간동안 좀 힘들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아기를 잘 봤으니, 마눌님에게 자주 시간을 줘야 겠습니다. 직딩인 제가 돈버는 기계가 아니듯이, 마눌님도 아기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좀 더 놀다오라고 문자를 날렸는데, 준희가 보고 싶다며 약속 시간대로 들어와준 마눌님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Posted by 멋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