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제는!…‘기업의 입’ 홍보도 전문 자격증 시대

한국IBM 오경림(41) 홍보담당 상무의 명함에는 공식직함 외에 ‘APR(Accredited in Public Relations)’라는 낯선 영문이 찍혀 있다. ‘APR’는 미국 PR협회(PRSA)가 인정하는 홍보전문가 자격증. 오 상무는 2002년 미국에서 연수를 하면서 이 자격증을 땄다.

홍보 분야에서 19년째 일하고 있는 그는 “자격증을 딴 뒤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더 나은 조건으로 회사를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 홍보인력이 전문직으로 대접받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홍보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홍보전문가 자격증(APR) 국내서만 9명 취득

APR 자격증은 홍보 업무를 5년 이상 해야 하고 서류심사, 면접, 177개 문항의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는 까다로운 자격증이다.

미국 PR협회에 따르면 현재 APR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전 세계에 4300여 명. 미국에서 이들의 평균 연봉은 10만 달러로 자격증이 없는 인력보다 평균 30% 정도 높다.

국내에서는 지난해까지 오 상무를 포함해 6명이 이 자격증을 땄다. 최근 들어 APR 시험에 응시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주한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 김인숙(36) 공보관, PR컨설팅회사 프레인앤리의 김현희(40) 책임컨설턴트, 오리온그룹 홍보실 심혜린(34) 과장 등이 올해 1월 이 자격증을 취득해 국내 APR 자격증을 가진 홍보전문가가 9명으로 늘었다.

김인숙 공보관은 “미국 현지에서 영어로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이 응시하기 어렵다”며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도전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자격증 제도가 도입됐다. 이순동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PR협회가 2005년에 홍보 실무 경력 3∼5년 이상인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국홍보전문가 자격인증시험(KAPR)을 시작한 것. 지난해까지 137명이 이 자격증을 땄다.

○ 실무+이론 겸비한 홍보 전문가를 모셔라

홍보업계에서는 “홍보도 전문성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 홍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다 1차적 상대인 언론사는 물론 정부기관, 시민단체, 내부고객 등 전방위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역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회사의 경영 전략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른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및 위기관리 능력을 겸비한 홍보 인력을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론만 갖고는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미국과 한국 모두 자격증 시험에서 일정 기간의 실무 경력과 이론에 바탕을 둔 풍부한 ‘실전 경험’을 중시한다. ‘홍보맨’의 인적 네트워크와 인간적 체취가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PR협회 심인 사무총장은 “기업 홍보는 ‘이미지’보다 기업 철학과 경영전략 등의 기업 내용을 전달하는 ‘메시지’ 전달 능력이 중요하다”며 “홍보 분야에서도 경력과 전문성을 모두 검증하는 공인 자격증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Posted by 멋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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